새로운 인테리어 디자인을 계획하고 있다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스케치로 아이디어를 먼저 테스트해 보는 것이 좋다. 강조하고 싶은 곳과 눈에 띄지 않게 하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먼저 생각해 보자. 아무리 작은 방 하나라도 너무 오랫동안 고민하다 보면, 오히려 그 공간을 객관적으로 보기가 어려워진다. 그럴 때는 다른 사람에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무엇인지 물어보거나, 그 공간 전체가 한 화면에 담기도록 스마트폰으로 찍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진을 통해 그 공간을 다시 들여다보고 평가하다 보면, 시선이 자연스레 어디로 향하는지, 선택한 초점을 부각하기 위해 무엇을 조정해야 하는지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어떤 물건을 옮겨야 하는지, 어떤 가구를 비슷하게 배치해 그 공간을 돋보이게 만들지, 어떤 것들을 덜어내고 또 무엇을 더하면 좋을지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사진이라는 매체가 이렇게 유용한 이유는, 눈으로 직접 보는 공간과 사진으로 보는 공간이 미묘하게 다르게 인식되기 때문이다. 직접 그 공간에 서 있을 때는 공간 전체를 입체적으로, 또 익숙한 기억과 함께 받아들이게 되지만, 사진은 그 공간을 하나의 평면 이미지로 압축해서 보여준다. 그래서 평소엔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불균형이나 어색한 배치가 사진 속에서는 훨씬 선명하게 드러난다. 인테리어를 점검할 때 '한발 물러서서 사진으로 보라'라는 조언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할 때 '리딩 라인(시선을 이끄는 선)'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은 다양하다. 건축물의 일부인 벽과 바닥처럼 쉽게 움직일 수 없는 부분이 있는 반면, 가구와 카펫, 여러 소품들은 어디로든 비교적 쉽게 옮길 수 있다. 그래서 이런 물건들과 조명 기구를 활용해 그림자와 빛을 다루고, 빛이 떨어지는 각도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를 여러 방식으로 연출해 낼 수 있다. 비어 있는 공간에도 방 안의 가구와 소품을 이용해 충분히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모든 요소가 결국 시선을 끌어당기는 리딩 라인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황금비를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그리고 보는 사람의 시선을 위 또는 아래로 비스듬히 이끄는 대각선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예를 들면 벽에 걸린 액자나 테이블 위의 소품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보고, 그 윤곽선을 이었을 때 자연스럽게 대각선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그렇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마치 가상의 선이 그려지는 것처럼, 그 선은 결국 보는 사람의 시선을 의도한 지점으로 이끌어간다.
시선을 끄는 방법 중 하나로 수평선을 이용하면 공간을 가로로 더 넓어 보이게 할 수 있다. 다소 좁게 느껴지는 공간이라면 새로운 수평선을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고, 기존에 있던 선을 더 선명하게 다듬어 착시 효과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줄무늬 벽지나 가구를 이용할 수 있고, 바닥의 카펫이나 러그를 통해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선반을 놓을 때도 벽을 따라 길게 이어지도록 배치한다면 수평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천장이 지나치게 높게 느껴질 때도 나무 패널이나 피크닉 레일(도도 레일)을 사용해, 수평선이 주는 또 다른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수평선은 휑하게 느껴지던 공간을 한결 아늑하게 바꾸고, 높았던 천장을 조금 더 낮고 안정적인 느낌으로 바꿔준다.
수직선을 이용한 디자인 방법 중 가장 손쉬운 것은 세로줄 무늬 벽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여러 단의 좁은 선반을 두면, 비슷한 착시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수직선을 강조해 선반을 배치하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위로 향하게 되고, 천장의 높이가 실제보다 더 높게 느껴지게 된다.
곡선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요소다. 인테리어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너무 날카롭고 각져 보이지 않도록, 부드러운 곡선이 적절히 섞여 있어야 한다. 곡선은 아치형 천장, 둥근 창문이나 벽면처럼 집의 구조 자체로 표현될 수도 있지만, 원형 러그와 가구, 아치형 거울 같은 소품의 도움으로도 얼마든지 연출할 수 있다. 직선이 많은 공간에 둥근 소품 하나만 더해도 공간의 분위기가 한결 부드럽고 편안하게 바뀌는 걸 느낄 수 있다.
우리의 눈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 중 하나로 '바닥의 선'을 꼽을 수 있다. 원목 마루로 시공할지, 타일로 시공할지, 그리고 그 시공을 어느 정도 크기로 맞출지, 어떤 모양의 조각을 어떻게 이어 붙일지에 대한 선택은 단순히 공간을 얼마나 넓어 보이게 하느냐의 문제를 넘어, 공간 전체의 분위기까지 결정짓는다. 가로로 긴 마루판은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고, 비스듬히 시공된 헤링본 패턴은 공간에 리듬감과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결국 그것은 그 공간의 형태와 내가 그 공간에서 주고 싶은 느낌이 무엇인지에 따라 스스로 선택하면 될 일이다.
이렇게 수평선, 수직선, 대각선, 곡선이라는 네 가지 선은 저마다 다른 역할을 하지만, 결국 하나의 공간 안에서 함께 어우러지며 조화를 이뤄야 한다. 수평선만 가득한 공간은 안정적이지만 자칫 단조로워 보이기 쉽고, 수직선만 강조된 공간은 시원해 보이는 대신 날카롭고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 대각선이 적절히 섞이면 공간에 생동감이 생기지만, 너무 많으면 산만해진다. 그래서 좋은 인테리어는 이 네 가지 선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안정감과 생동감, 부드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하는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이 모든 걸 완벽하게 계산해서 배치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하나씩 바꿔보고, 사진을 찍어 비교해 보고, 마음에 드는 쪽을 선택해 가는 과정 자체가 나만의 안목을 길러주는 훈련이 된다. 가구 하나의 방향을 살짝 틀어보는 것, 액자 하나를 다른 자리로 옮겨보는 것, 그런 작은 실험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이 공간엔 이런 선이 필요하겠다'라는 감각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다. 결국 공간을 완성하는 것은 거창한 법칙이 아니라, 그 공간을 매일 바라보고 조금씩 다듬어가는 꾸준한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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