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이야기 3

전기 코일에 초콜릿을 매달아 창문으로 던진 날

나는 첫눈에 반한 그 아이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다. 그저 내가 입학할 당시, 우리 학교에 처음으로 여학생이 들어온 두 반 중 하나에 그 아이가 있다는 것. 내가 알고 있는 건 그게 전부였다. 그래서 두 반 중 어느 교실에 그 아이가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부터가, 이성을 제대로 접해본 적 없던 나에게는 엄청난 사건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별것 아닌 일이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행동 하나하나가 새로운 자극이었고, 작은 단서 하나를 알아낼 때마다 이상할 만큼 가슴이 뛰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나에게는 ‘정보가 없다’라는 것 자체가 묘한 설렘​이었다. 지금처럼 SNS를 통해 상대의 일상을 쉽게 알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다. 이름 하나, 반 하나를 알아내는 것조차 직접 움직여야 했다. 그런 시대였기에 이름을 알아가..

연애 이야기 2026.09.25

타이밍 하나가 전부였다, 연애에서 배운 첫 번째 교훈

내 첫사랑이었던 그 아이는 학창 시절 일곱 명이 함께 어울려 다녔다. 그중에서도 네 명이 유독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방향이 비슷했고 서로 사는 곳도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가 그녀의 집을 처음 알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당시 나는 그녀와 아무런 관계도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그저 학교에서부터 무턱대고 따라다니는 남자애에 가까웠다. 다른 친구들과 방과 후 오락실에 가거나, 이곳저곳 구경을 다니거나,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닐 때면 나도 자연스럽게 그 무리를 따라다녔다. 당시의 나는 그것이 그녀에게 가까워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조금 달랐던 것 같다. 가까워지고 싶었다기보다, 그저 같은 공간에 있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

연애 이야기 2026.09.24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나는 왜 이렇게까지 신중해졌을까

신중함나는 선천적으로 착하고 순한 성격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외모 역시 특별히 눈에 띄는 편은 아니었다. 가끔은 “선하게 생겼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키가 크거나 특별히 눈에 띄는 신체적인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됐다. 내가 이성에게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은 무엇일까?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깨닫게 된 것이 바로 배려였다. 학생이었던 나는 좋아하는 아이가 조금이라도 불편해할 것 같은 일이 있으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주려고 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해봐야 학생 신분에 가진 것은 많지 않았다. 결국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마음을 담은 행동뿐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신중할 수 있었다. 가진 것도 많지 않았고, 연애에 특별한 ..

연애 이야기 2026.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