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심리

전기 코일에 초콜릿을 매달아 창문으로 던진 날

icaros0515 2026. 9. 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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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첫눈에 반한 그 아이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다. 그저 우리 학교에 내가 입학할 때 처음으로 여학생이 들어온 두 반 중 하나에 있다는 게 전부였다. 그래서 두 반 중 어디 교실에 있는지부터 찾아내는 것이, 이성을 처음 접해보는 나에겐 행동 하나하나가 엄청난 도파민이자 흥분이었다.

 

반을 찾아내기는 두 반뿐이라서 너무 쉬웠지만, 이름을 알아낸다는 건 이성 앞에서 말 한번 제대로 걸어본 적 없던 내가 그 애 곁으로 다가가 교복에 달린 명찰을 봐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건 엄청난 도전이었다. 생각만으로도 그 애 곁에 가는 내 모습과, 가슴 쪽에 달린 명찰을 쳐다보는 장면이 당시 나로선 너무나 부끄럽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생각만 했을 뿐인데도 안절부절못하며 부끄러워했고 혼자 흥분하는 모습에, 나는 계획을 바꿨다. 그건 담임이 들고 다니는 학생부에서 실마리를 얻은 것이었다. 아침 조회를 시작하기 전, 반장이 교무실에 미리 가서 가져다가 교실 교탁 위에 올려두는 그 학생부에는 반 학생들의 사진과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나는 반에서 그저 평범한 학생 중 하나였다. 반장을 한다거나 반에서 아주 작은 책임조차 맡아본 적 없었기에, 내가 교무실에 들어갈 일은 없었다. 교무실에 가는 건 사고를 쳐서 불려갔거나 담임과의 개인 면담이 있는 애들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렇지 않은 일인데, 그땐 교무실 출입이 어찌나 어렵고 심장이 쿵쿵 뛰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새벽같이 학교에 등교해서, 아직 출근 전인 교무실에 들어가 여학생 두 반의 학생부를 찾아냈고, 그 안에서 드디어 그 애의 이름을 알아냈다. 유미.

 

이름을 알아낸 것만으로도 너무 벅차서 한참을 들떠 있었다. 그 들뜬 마음에, 이름을 알아낸 그날 나는 매점에 달려가서 미니쉘 초콜릿을 사 왔다. 그리고 전기과였던 나는 실습실에서 늘 손에 들고 다니던 코일을 가져와, 방금 사 온 미니쉘을 돌돌 말기 시작했다.

 

사람이 들뜨고 벅차오를 때면 흥분하기도 하고, 그 순간 어떤 돌발 행동을 하게 될지 모른다는 걸 그때 알게 됐다. 그렇게 돌돌 말아 단단히 묶은 초콜릿에, 그날 알아낸 '유미'라는 이름 단 두 글자만 적어서 우리 반 바로 아래층에 있던 그 아이의 반, 운동장 쪽 창을 통해 던졌다.

 

창을 통해 던진 그 초콜릿을, 나는 머리만 빼꼼 내밀고 길이가 적절한지 봐가며, 그 반의 누군가가 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구 흔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가 던진 초콜릿이 그 애가 있던 반의 창에 닿는 높이가 적당한지 위아래로 늘렸다 줄였다 하며 한참을 흔들어대던, 내 팔이 슬슬 아파 올 때쯤이었다.

 

머리를 내밀고 열심히 흔들던 내 시야에, 팔 하나가 쑥 나와서 그 초콜릿을 낚아채 가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렇게 되길 바라면서 흔들고 있었으면서도 막상 너무 놀라서, 내밀고 있던 머리를 창틀에 박으며 안으로 집어넣고 동시에 주저앉았다.

 

그 광경 자체가 너무 놀랍고 심장이 쿵쾅거려서 잠시 주저앉아 있다가, 아직 내 손에 무언가 있다는 걸 인지했을 때 눈에 들어온 건 손에 묶어놓고 방금까지 신나게 흔들었던 코일선이었다.

 

그걸 보고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나, 손에 묶여 있던 코일선까지 냅다 풀어내고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놀라서 선을 던지고 나니, 순간 초콜릿까지 창밖으로 떨어졌을까 봐 다시 급하게 머리를 내밀고 아래쪽을 살폈다.

 

내 시야에 잡힌 건, 슬금슬금 창 안으로 감겨 들어가는 내 코일선이 끝까지 딸려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그 마지막 한 가닥까지 딸려 들어가던 그 모습은 아주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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